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보내온 사진 속 지구는 아주 작은 푸른색 점의 모습이었어요. 지구가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전체 면적의 71%가 바다이기 때문이죠. 바다 중 특정 국가의 관할권이 없는 공해(High sea)는 바다 표면적의 61%로 우리가 숨 쉬는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고 매년 15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바다생물의 90%가 살아갑니다. 하지만 공해의 1%만이 보호되고 있어요.
독일에서 공부하던 당시 나의 지도교수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좋아하지 않았다. 철저하고 합리적인 독일의 규제와 시스템이 너무 과도해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없다고 투덜거렸다. 바이오 연료 생산시스템을 연구하던 지도교수는 내 논문을 끝으로 규제가 적은 자유의 나라 미국으로 떠났다. 지도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발전을 놀라워하며 특히 청계천 복원 사업 같은 일은 독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부러워했다.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이들은 ‘규제’를 시간과 자원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런 입장은 정치 성향과도 차이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며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의사결정 기준을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