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s View

[SHE's View_33] 서울 8곳 무장애숲길 모니터링 일지📝

작성자
숲과나눔
작성일
2024-07-11 10:29
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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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name%$님!😉 다양한 교통약자들도 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무장애숲길. 보기에는 완만하고 깨끗하게 잘 만들어진 숲길이지만 면면히 살펴보면 과연 교통약자를 위한 길인지 의문이 들어요. 또 주변 산길이 훼손된 것도 볼 수 있죠. 
풀씨행동연구소는 이용과 생태 측면에서 무장애숲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시민과 함께 무장애숲길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를 소개해드릴게요🙌
6월의 쉬즈뷰😎
지속가능한 도시숲을 위한 무장애숲길 모니터링 프로젝트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는? <삶을 위한 도시> 1차 포럼 현장 


✅ 풀씨연구회 4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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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니터링 참가자 조주연)

지속가능한 도시숲을 위한

무장애숲길 모니터링 프로젝트🔍


지난 5월 11일, 서초구 서리풀공원에서 풀씨행동연구소가 주최한 <지속가능한 도시숲을 위한 무장애숲길 모니터링 프로젝트> 현장교육이 열렸습니다. 이동권과 생태보전에 관심을 가진 11명의 사람들이 참여했어요. 현장교육 가이드는 저와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의 전윤선 대표님이었는데요. 모니터링에 앞서, 이용과 생태 측면에서 무장애숲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현장교육 강의 1. 무장애숲길 모니터링을 계획한 이유 / 풀씨행동연구소 이윤주 캠페이너


무장애숲길은 장애인 및 노약자 등 보행약자들도 부담 없이 산을 즐길 수 있도록 전 구간 경사도를 8%미만으로 만든 완만한 데크형 숲길을 말합니다. 서울에서는 지난 2009년 안산 자락길을 시작으로 2023년 상반기까지 총 39개소(67.6km)가 조성되었고, 조성계획까지 포함하면 79.0km가 돼요. 그동안 서울시는 「장애인·노약자·임산부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준용하여 유효폭, 기울기, 핸드레일 등을 설치해왔는데, 경사가 심하고 자연성이 높은 산림에 적합한 별도 설치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산림훼손, 산사태 우려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이용주체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기존 숲길이 이미 많은데 새로운 길을 만들어 많은 나무를 베거나, 숲길 주변을 정원처럼 만들어 생물서식지를 교란하는 문제도 있어요.

 

✅현장교육 강의 2. 접근가능한 관광의 보장 /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



그렇다면 교통약자를 위한 길로써는 잘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 전윤선 대표님에 따르면,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도 여행이 필요하다’는 말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2006년 제61차 유엔총회에서 장애인의 접근권과 문화, 여가, 레저, 스포츠, 관광의 권리를 명시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채택 후 조금 바뀌었죠. 여기서 ‘접근성’이란, 여행 전 목적지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부터 이동하기, 방문하기, 먹고 자기, 쇼핑하기를 모두 포함해요. 무장애숲길에 대입하면, 접근가능한 숲길이 어디 있는지 사전 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이동해서 숲길을 방문하고, 오가는 길에 쉬거나, 화장실, 카페/식당에 들르는 일이 가능해야 하죠. 그런데 지금의 도시환경은 부족한 점이 많아요. 무장애숲길도 막상 가보면 휠체어 진입이 어렵거나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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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후, GPS앱과 위성지도, 모니터링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서리풀공원을 모니터링했습니다. 모니터링 항목은 이용측면에서 ①숲길까지의 접근성, ②보행연속성, ③안내, ④이용편의성을, 생태측면에서 ⑤식생훼손, ⑥토양훼손, ⑦과도한 시설물, ⑧복원 대상지를 제안하는 것이었어요. 


이용측면


무장애숲길은 넓고 평탄했지만, 숲길까지 접근하는 길은 자동차도 미끄러짐을 주의해야할 정도로 경사진 길이었어요. 안내판에는 길의 난이도는 어떤지, 중간에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올 수 있는지,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았어요. 점자/음성 안내는 없었고, 휠체어 이용자 눈높이에서 내용을 읽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전망대는 펜스로 가려져 휠체어 눈높이에서 전망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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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가 지나길 수 있는 길인지 기록  (출처 : 모니터링 참가자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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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로 화장실 입구 진입이 가능한지, 휠체어에서 세면대 사용이 가능한지 측정 (출처 : 모니터링 참가자 김송희, 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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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안내판 높이가 적절한지 측정 (출처 : 모니터링 참가자 김송희, 산리)
  

생태측면


길 주변으로 벌목되고 가지치기된 나무, 데크를 설치할 때 남겨둔 나무가 간섭받으며 자라는 모습, 길을 만들면서 토양을 깎아내 나무뿌리가 노출된 곳이 보였습니다. 무장애숲길 사이사이 빨리 올라가고 싶은 사람을 위해 계단까지 설치해 ‘숲을 걷는지, 도심을 걷는지 헷갈릴 정도’인 곳도 있었어요. 전윤선 대표님은 ‘장애인들도 생태를 훼손하면서까지 새로운 길을 내달라고 하지 않는다. 있는 길을 최대한 활용하면 되는데, 무장애숲길은 오히려 장애인/비장애인을 분리시키는 것 같다’고 지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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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 난간에 걸리는 나무의 껍질을 파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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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가 꺾이는 구간마다 계단을 설치했다

서리풀 공원 현장교육을 시작으로, 참가자들은 2주간 거주지역 인근의 무장애숲길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숲과나눔 강당에서 결과발표회를 열었어요. 관악산, 불암산, 아차산, 대모산, 능골산, 봉산, 안산, 북한산 총 8개 지역의 무장애숲길을 모니터링한 참가자들은 기존에 만들어진 무장애숲길이 기존 취지와 다르게, 다양한 장애인을 배려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어요. 또한, 지자체가 데크길 길이 늘리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생태계를 훼손하고, 숲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어요.

 

😥“장애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편한 길”, “수목 훼손이 너무 많아서 기록을 그만뒀어요

 

모니터링 결과, 이용 측면에서 ▶8곳 중 5곳은 공원 입구까지 심한 경사 및 계단이 존재, ▶4곳은 인근 지역에서 무장애숲길 입구까지 차도와 분리된 보행자 접근로가 없음, ▶8곳 모두 안내판에 탐방로 경사도/난이도/장애인 화장실/휠체어 선회가능위치 안내가 없음, ▶8곳 모두 탐방로에 대해 점자/음성 안내 없음, ▶7곳이 교통약자가 참여가능한 숲체험 프로그램 운영 없음 등이 확인되었어요.

 

또한 생태 훼손과 관련해서는 ▶노선 안팎 벌목과 가지치기, ▶데크 조성 시 수목보호홀을 만들어 존치한 수목이 성장하면서 기둥이 융기한 사례가 7곳에서 다수 발견되었고, ▶토양훼손으로 인한 수목뿌리노출 5곳, ▶과도한 숲길 분기점으로 인한 훼손 4곳, ▶데크길 주변으로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생태를 훼손한 사례도 1곳에서 확인되었어요.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서👆)

모니터링 참가자들은 “모니터링 전에는 모두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좋은 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장애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편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어요. “굳이 기존 등산로 옆에 새로운 길을 또 만들어야 했을까?”라는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어요. 천편일률적인 데크길 설치가 아니어도 기존 길을 살리면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텐데, 지자체가 실적 위주로 일을 진행하다보니 숲 생태계와 이용자 모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 참가자는 “수목보호홀에 끼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나무가 너무 많아서 기록하기를 멈췄을 정도”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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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숲길 모니터링을 통해 각자가 발견한 문제와 고민을 발표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쉽게 고칠 수 있는 것부터 장기적으로 보완해야하는 것까지, 우리가 제안할게요.

 

참가자들은 다양한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고려하되, 과도한 생태훼손이 일어나지 않는 무장애숲길 설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는데요. 구체적으로 ▶기존에 있던 길에 부분적으로 데크길을 잇는 형태로 생태훼손 최소화, ▶계획~이용 과정의 장애인 당사자 모니터링 절차 도입, ▶정기적인 관리계획 수립을 통한 수목 보호 조치, ▶안전 및 생태훼손 문제가 있는 데크길은 철거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비교적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는 과제로 ▶숲길 안내판에 장애인 이용가능 시설표시 스티커 붙이기, ▶휠체어 이용자 눈높이를 고려한 전망데크 난간 교체 등 아이디어도 나왔어요.

 

전윤선 대표님도 “굳이 평탄한 데크길을 안 만들어도 기존 길을 평탄화해서 같이 쓰면 된다”고 의견을 보탰어요. 어차피 자력으로 수동휠체어를 타고 숲길까지 오긴 어렵기 때문에, 전동휠체어를 탄다고 가정한다면, 경사도를 꼭 3°도 내외로 유지하려고 숲을 훼손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오히려 문제는 단차입니다. 데크길의 단차와 배수로의 틈이 휠체어 이용자를 훨씬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거예요. 계획~이용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 모니터링이 포함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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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와 유아차 바퀴가 빠지기 쉬운 배수로 덮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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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빠지지 않는 배수로 덮개

 

“무장애데크길을 걷다 보면 몸은 편하지만, 내가 숲에 온 건지 모르겠고 금세 지루해진다”고 한 참가자는 “숲에 왜 가는지부터 다시 질문해보면 좋겠다”고 했어요. 사람들은 길만 걷기 위해 숲에 가지 않는데, 각각의 숲이 가진 다양한 지형 특성과 자연 요소를 고려하지 못한 천편일률적인 데크길은 사람들이 숲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도 쪼그라들게 한다는 거예요. “관에서 예산을 쓴다면 하드웨어보다는 동네숲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아는 지역주민과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해 장애인/비장애인 통합적으로 숲을 경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사용하는 게 좋겠다”는 새로운 의견도 제시했어요.

 

이번 모니터링 결과는 서울시내 무장애숲길 39곳 중 일부인 8곳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한계가 있지만, 공식적인 현황 점검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요. 모니터링단은 결과를 정리해 서울시 관련 부서에 제안사항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글 ㅣ풀씨행동연구소 이윤주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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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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