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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칼럼 [보도자료] “바다생물 찍으며 ‘지구생명의 고향’ 지켜야할 이유 깨달았죠” (한겨레)
2022.07.13

[보도자료] “바다생물 찍으며 ‘지구생명의 고향’ 지켜야할 이유 깨달았죠” (한겨레) - 상세정보

2008년 우연히 스쿠버 다이빙 배워
10년 넘게 전세계 바닷속 직접 촬영
류가헌에서 ‘800번의 귀향’ 사진전
“생물부터 풍광까지 정직하게 기록”

숲과나눔 창립 4돌 기념 기금 마련
전시작품 수익금·저작권 모두 기증

 

“지금도 2008년 맨처음 바닷속을 봤을 때 지구의 본모습, 인간의 시원을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하나의 생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그런 생물들이 모여 사는 지구는 얼마나 아름다운 행성인가, 지구에 태어난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기쁨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고, 다음 세대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요.”

지난 28일부터 새달 10일까지 서울 청운동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는 바다생물 사진전 <800의 귀향>의 주인공은 전문 작가가 아닌, 장재연(65) 숲과나눔 이사장(아주대 명예교수)이다.

대기오염 전문가이자 환경운동가인 그가 뜻밖의 사진전을 열게 된 사연을 지난 21일 미리 만나 들어봤다.

 

“그해 타이 푸껫에서 열린 국제학회 출장을 갔다가 주말 오후 자유시간에 호텔 안내원의 권유로 우연히 스쿠버 다이빙을 배웠어요. 첫날은 물이 무서워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튿날 조금 편안해지니 경이로운 신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길로 귀국하자마자 제주도에서 강습을 받은 그는 “1년간 거의 미친 듯 빠져들어” 다이빙 강사 자격을 땄고, 이후 5년간은 자동 수중 카메라로 촬영 기술 익히기에 집중했다. 이제는 다이버 대상으로 생태 강의를 할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그때부터 대학에서 명퇴한 2년 전까지 10여년 동안 주말, 휴가, 방학마다 짬이 나면 전 세계 바닷속으로 들어간 게 얼추 800번쯤이어서 제목에 붙였어요.”

이번 전시에는 그가 찍어온 수만장의 바다생물 사진 중 60여점을 소개한다. 전시 포스터의 주인공인 만타 레이를 비롯해, 꼬리가 길어서 슬픈 환도 상어, 바다의 나비 버터플라이피쉬, ‘니모’로 유명한 아네모네피쉬 등 비교적 친숙한 생물들이 등장한다. 또 누디브랜치, 범프헤드 패럿피쉬, 만다린피쉬, 배트 피쉬 등 이름부터 신비한 생물들을 볼 수 있다.

그에게 전시를 적극 권유하고 작품을 직접 골라 기획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흔히 보아온 수중사진이 바닷속 풍경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환상적으로 연출했다면 장 교수 사진은 2mm의 작은 바다생물부터 넓은 바닷속 풍경까지 꾸밈없이 관찰해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가득한 사진”이라고 평했다. 또 “생물 하나하나 표정까지 정직하게 포착한 덕분에 교육용으로도 가치가 뛰어나, 어린이를 위한 전시나 생태도감 제작 등으로 계속 기획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그와 사진의 인연은 환경운동에 뛰어들 때로 올라간다. 1977년 서울대 약대에 입학한 그는 석사를 마치고 제대한 뒤 박사과정 때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환경공해연구소 조교로 일을 했다. “그때 첫 월급으로 캐논의 중고 카메라를 장만했어요. 물론 그 시절엔 돈도 시간 여유도 없어 취미로 사진을 즐기지는 못했고, 포항제철 등 공해 현장 조사 때 기록용으로 찍었죠.”

그는 1980년대 초반 온산 공해병, 1990년대 평택 소각장, 매향리 소음 소송 등에 참여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대기를 연구하면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가장 먼저 경고했고, 1994년부터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며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기후변화건강포럼 공동대표 등을 거쳐 2012년부터는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특히 2018년 재단 숲과나눔을 창립하고 이사장을 맡은 그는, 2019년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2021년 <코로나19 사진아카이빙-거리의 기술> 전국 순회전을 개최했다. 2020년 7월 환경 관련 문서자료를 모은 환경아카이브풀숲(ecoarchive.org)을 공개한 데 이어 1년 뒤엔 환경 사진만 따로 모은 에코 포토 아카이브(ECO PHOTO ARCHIVE)까지 완성해 공유하고 있다.

“수중 생물과의 만남은 기약도 없고 시간 제약도 많아 순간의 기회를 기대하는 겸손한 작업이죠. 갈수록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생물들이 늘어가는 것을 실감해요. 인간은 도대체 지구에게 무엇일까, 인간은 자신을 낳고 키워준 바다의 은혜를 모르고 도리어 몹쓸 짓을 하는 탕자가 아닐까? 되물으며 반성하게 되죠. 사진전이 지구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을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장 이사장이 오랫동안 혼자만 간직해온 사진 파일을 꺼내놓은 이유도 숲과나눔 4돌을 맞아 환경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전시 작품의 저작권과 전시 수익금을 모두 재단에 기증한 그는 창립기념일인 새달 4일엔 직접 전시장에서 숲과나눔 후원회원과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작품 설명회도 한다. (02)6318-9010.

한겨레 /김경애기자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490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