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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칼럼 1980년대부터 미세먼지 저감 대책 주장 장재연 아주대 의대 교수(숲과나눔 이사장) [Weekend Interview] (매일경제)
2019.03.29

1980년대부터 미세먼지 저감 대책 주장 장재연 아주대 의대 교수(숲과나눔 이사장) [Weekend Interview] (매일경제) - 상세정보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아주대 의대 교수)이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정부 미세먼지 대책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1986년 서울의 미세먼지를 분석해 박사 학위를 받은 장 이사장은 이후 30년 넘게 대기질 개선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과학이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합리적인 판단과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게 과학입니다. 과학에 기반하면 현재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대응은 잘못됐습니다."

며칠 동안 이어진 고농도 미세먼지에 한반도가 흐릿했다.

국민은 숨을 쉴 수 없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마스크를 챙기는 일은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조금씩 사그라들었던 지난 7일, 장재연 아주대 의대 교수(62)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스마트폰은 끊이지 않고 울렸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전화였다. 지인들 역시 그에게 미세먼지 대책을 묻는다. 미세먼지 대책에서 정부가 보이지 않는 지금, 많은 사람이 그에게 의견을 묻는다. 장 교수는 언론 인터뷰와 기고를 통해 "중국에 책임을 묻기 전에 한국 내 미세먼지 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986년 처음으로 대기오염 정책에 미세먼지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를 서울 양재동 재단법인 숲과나눔에서 만났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부터 숲과나눔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교수님은 인터넷에서 `미세먼지`로 유명하다.

▷(웃음). 중국 탓만 하지 말고 한국 내 미세먼지 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욕을 많이 먹고 있다.

 

―1986년 미세먼지와 관련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상당히 오래전에 미세먼지 연구를 했는데.

▷`대기 중 부유 분진의 돌연변이성 및 미량 유기오염 성분에 관한 분석적 연구`가 논문 제목이었다. 국내 최초로 공기 중 먼지에 있는 다수의 발암물질을 밝히고 돌연변이원성이 매우 높음을 밝혀냈다. 이후 30년 동안 정부에 미세먼지가 중요한 만큼 저감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해왔다.

 

―미세먼지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88서울올림픽 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서울에 대기오염 대책을 요구했다. 1985년이었다. 정부는 당시 환경 분야 최고 석학으로 불렸던 권숙표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를 찾아 문의했다. 나는 대학원 박사과정을 다니며 권 교수 밑에서 조교 겸 연구실을 이끌고 있었다. 그런 계기로 서울의 대기를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운이 좋아서 올림픽 도핑 시스템을 위한 장비도 활용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했다.

 

―88올림픽을 앞둔 한국의 미세먼지는 어느 수준이었나.

▷외국 선수들은 일본에서 출퇴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남방송을 통해 우리 정부를 비난할 때도 "공기가 나쁘다"는 말이 포함됐을 정도였다. 정부는 강력한 대책을 추진했다. 차량 2부제뿐 아니라 올림픽 기간 중에는 연탄 공급도 중단했다. 목욕탕 문을 닫는 일까지 있었다. 88올림픽 당시 먼지 오염 수치는 현재 PM2.5를 기준으로 보면 100㎍/㎥였다. `매우 나쁨` 수준이 당시엔 일상적이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함께 올림픽은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1986년 분석한 서울 대기는 어떤 수준이었나.

▷예전에는 지금만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없었다. 전 국민이 미세먼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부터였다.

사실 1986년 대기 상태도 심각했다. 당시 PM2.5의 연평균 농도는 109㎍/㎥였다. 지금의 4배 수준이었다. 겨울철에는 200㎍/㎥를 넘는 날도 많았다(지난 5일 서울의 PM2.5 농도는 150㎍/㎥를 기록했다). 1980년대는 대부분 그런 수준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996년 3월 26일자 매일경제신문에서 `대기 먼지 오염 적색경보, 서울 전 지역 기준치 초과`라는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서울 반포동은 316㎍/㎥를 기록했다.

 

―대기과학자들은 꾸준히 감소하던 한반도 미세먼지가 2012년 이후 정체되거나 조금 늘었다고 말한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정책이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도입이 대표적이다. 노후한 경유차 관리 등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미세먼지가 배출되는지 알았기 때문에 2000년대 이후부터 강력하게 이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원인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게 많다.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를 만들어내는 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도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클린디젤이라는 명분으로 경유차가 대거 보급됐고, 석탄화력발전소도 운영됐다.

그러다 보니 2012년 이후에는 기존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료와 대형 오염원을 관리하는 것만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더 떨어뜨리는 일이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량 2부제와 같은 미세먼지 비상 대책에 대해서는 `학자적 양심`을 걸고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정책, 차량 2부제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를 비판하면 환경단체 대표가 그럴 수 있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한 인도 정도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했다. 서울시나 일부 환경단체가 성공사례로 말하는 프랑스 파리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번 시행했다가 효과도 없고 여론도 좋지 않아 폐기된 정책이다. 차량 2부제는 임시방편이다. 집에 손님이 찾아와서 어질러진 물건을 다른 방에 옮겨놓는 것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 하는 비상대책은 뒷북 치기일 뿐이다.

―교수님이 인터넷에서 `욕`을 먹는 이유는 `중국발`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 때문이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넘어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국에서 미세먼지는 넘어온다. 하지만 그 양이 몇 %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중국발이 몇 %인지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중국만 쳐다보며 대책을 요구하면 우리는 할 일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면 우리 정부의 과거 잘못된 정책은 면죄부를 받는다.

우리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미국 유럽과 같은 수준의 노력을 한 적이 있는지 되물어봐야 한다. 에너지를 쓰는 곳에서는 미세먼지가 나온다. 한국은 많은 에너지를 쓰는 나라다(한국인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40%나 높다).

―중국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국제기구와 학계는 환경오염물질의 국가 간 장거리 이동에 관해 공동 연구와 협력을 권장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각국에서 미치는 미세먼지에 대해 수십 년간 연구해왔다. 관련 정책을 중국과 공유하면서 함께 연구해야 한다. 외교로 풀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서해안 인공강우와 실외 공기청정기 등을 이야기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많은 전문가가 정책을 비판하는 이유다. 정책을 세울 때는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세워야 한다. 과학은 합리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제공한다. 그런데 현 정부가 미세먼지를 바라보는 시각에 과학이 부족하다. 인공강우는 만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비가 미세먼지를 씻어준다는 근거 또한 희박하다. 이미 진행된 여러 연구와 논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외에 공기청정기를 만든다는 생각은 더운 여름 실외에 에어컨을 켜는 것과 같다.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선진국 수준의 대책이 요구된다. 정부가 연료정책, 규제 기준을 정하고 대기업이 이를 따르는 시대는 과거 정책이다. 대기업, 영세기업 할 것 없이 모든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석탄발전을 전환하고 경유차 이용을 줄여야 한다. 축사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역시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를 만드는 오염물질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도 필요하다. 오토바이는 또 어떤가. 항구에 정박하는 선박이 뿜어내는 미세먼지는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만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환경운동 이야기가 궁금하다. 30년 전부터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활동했는데.

▷1980년대 온산 공해병, 1990년대 평택 소각장, 매향리 소음 소송 등에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정부가 환경문제에 신경 쓰지 않던 시절이었다. 피해자들은 있는데 호소할 곳이 없었다. 1970년대 학교를 다닐 때 피해를 받는 민중의 편이 되는 것이 지식인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그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

■ 환경-산업분야 갈등 해결할 시스템 국내는 아직 부족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SK하이닉스가 출연해 설립된 숲과나눔은 환경 보건 산업 분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인력양성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재단법인 숲과나눔 이사장을 맡았다. SK하이닉스가 출연한 재단이다.

▷2014년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불거졌다. SK하이닉스가 즉각 사업장실태조사위원회를 꾸렸고 그때 내가 위원장을 맡은 것이 인연이 됐다.

―실태조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 어려운 문제였을 것 같다. 잘못하면 양쪽으로부터 비판받을 수 있는 자리다. 위원장을 수락한 이유가 있었나.

▷SK하이닉스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내게 몇 번 자문해 왔다. 직업병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은 어려운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작업장을 개선하고 모든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것을 제안했다. 그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단 반드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결정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감추지 말고 모든 것을 공개하라고도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을 것 같다.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용단을 내렸다. 자문해 준 대로 할 테니 나보고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했다. 거절할 수 없었다. 위원장을 하면서 노사와 외부 전문가, 환자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갈등 해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일은 앞으로 사회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위원회를 꾸리면서 반도체공장에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들을 조사위원회로 불렀다. 그래야 우리의 조사를 인정해 준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들에게 반드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반도체 공장은 산업비밀이 많은 곳이다. 조사하는 우리가 이 같은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잘 지켜야 했다. 조사 과정에서 도면을 보고 나면 바로 폐기했다. 서로 신뢰를 쌓아 가면서 일을 진행했다.

―조사는 잘 진행이 됐나.

▷SK하이닉스에 지원보상 외에 127개의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직업병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일, 즉 직업과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찾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인과관계는 유보하고 법제를 뛰어넘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했다. 우리의 제안을 SK하이닉스가 모두 받아들였다.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신청을 하면 심사해서 보상금을 지급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지 않은 사람도 질환이 있을 경우 심사 뒤 보상했다. SK하이닉스는 기왕 시작한 김에 회사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로 바꾸겠다고 했다.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나.

▷보상이 필요한 일이었던 만큼 잡음이 있을까 염려가 많았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 끝에 원만한 합의와 함께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환경·보건 분야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한 좋은 모델이 된 것 같다.

―숲과나눔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졌나.

▷박성욱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왜 환경·산업·보건 문제들이 갈등을 유발하는지 고민한 적이 있다. 이 부분은 기업과 정부로부터 독립된 영역이다. 정부의 편을 들 수도, 기업의 편을 들 수도 없다. 정부와 기업에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곳인 만큼 `돈`이 없다. 원천적으로 이 분야가 성장하기 힘들다.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독립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처음에는 장학사업을 이야기했다. 논의하다 보니 일이 점점 커졌다.

―대기업이 만든 재단이라는 `한계(?)`도 있을 것 같다.

▷숲과나눔 운영의 핵심은 독립성이다. 기업이나 정부의 영향력을 받아선 안 된다. SK하이닉스는 출연과 동시에 재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사회 운영 모두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겼다. 일반적으로 출연한 기관의 인사가 한 명쯤 이사로 들어오기 마련이다. 나도 그럴 줄 알았다. SK하이닉스는 내게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부탁했다. 현재 이사회에 SK그룹 관계자는 없다.

―과거부터 환경·보건과 관련된 일에 관심이 많았나.

▷1980년대 온산 공해병, 1990년대 평택 소각장, 매향리 소음 소송 등에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정부가 환경문제에 신경 쓰지 않던 시절이었다.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그들은 호소할 곳이 없었다.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시위를 했다. 물리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 분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해 참여했다. 학교를 다닐 때 피해를 받는 사람들의 편이 되는 것이 지식인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배웠다. 자연스럽게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환경운동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나.

▷환경·보건·산업 분야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사하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시스템이 부족함을 느꼈다.

―숲과나눔은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일을 하는가.

▷그렇다. 30년 넘게 환경운동을 했다.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과학자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유전자 가위 등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신기술의 출현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인간 유전자 교정 쌍둥이 출산처럼 문제도 발생한다. 이런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 고민했다. 환경뿐 아니라 여러 기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 갈등으로 비화된다.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슬기롭게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다. 평범한 사람보다는 인재, 리더급 인재들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숲과나눔 홈페이지 첫 페이지에 `인재양성`이라는 단어를 올려놓은 이유인 것 같다.

▷그렇다. 숲과나눔은 공익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으면서 과학적이고 전문적 역량도 갖춘 인재를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보고 있다. 정답은 아니지만 이를 지향한다. 지난해 10월 숲과나눔은 인재양성 프로그램 공고를 냈다. 국내외 대학원생에게 등록금과 학습지원비를 대주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연구비도 제공한다. 박사학위 취득 후 5년 미만자를 대상으로 재단이 지정하는 특정 주제를 연구하도록 하는 `박사 후 펠로십` 프로그램도 있다. 숲과나눔의 `씨뿌리기`가 시작됐다. 아카데미를 개최해 비영리 시민운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개인이 생활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부분도 지원한다. 환경과 관련된 좋은 아이템들은 향후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숲과나눔에 있으면서 돈을 보람 있게 쓰면 얼마나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절감하고 있다.

―전문가에 대한 지원도 있나.

▷기후변화와 건강영향을 다루는 포럼, 남북 환경 포럼 등 다양한 공론의 장을 열어 연구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한 사진전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 전시회를 개최했다. 플라스틱 환경문제에 대한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효과적인 전시회다. 수익은 생각하지 않는다.

―숲과나눔에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궁금하다.

▷현실적으로 남과 북은 갈라져 있다.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백두대간을 따라 동물들이 이동했는데 철조망이 이를 막았다. 비무장지대(DMZ)만 중요한 게 아니다. 남쪽의 환경문제뿐 아니라 한반도의 환경문제로 확장해서 바라봐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이 활발해지면 북한의 난개발이 걱정된다. 북한은 우리가 겪었던 아픔을 거치지 않고 발전했으면 한다.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직접 기여한다기보다는 인재를 길러내서 그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과거 외국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나라처럼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지원해주고 싶다.

―숲과나눔은 어떤 재단으로 남고 싶나.

▷공익재단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기업이 믿는 재단, 그리고 노동자가 믿는 재단이다. 숲과나눔은 이런 구분을 없애고 싶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신뢰하는 재단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 장재연 이사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의 대기를 연구하면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정부를 향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중국만 바라보면 한국은 아무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답은 한결같다.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노력을 제대로 해 왔을까요."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기후변화건강포럼 공동대표 등 여러 환경 관련 단체에서 활동했다. 2012년부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지난해부터는 재단법인 숲과나눔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환경·보건·산업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원호섭 기자]

출처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9/03/157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