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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칼럼 그냥 지나쳤던 가로수, 새들… 이젠 달리 보여요 (조선일보)
2021.12.10

그냥 지나쳤던 가로수, 새들… 이젠 달리 보여요 (조선일보) - 상세정보

그냥 지나쳤던 가로수, 새들… 이젠 달리 보여요
풀씨 아카데미 4기 활동 현장

도심 속 공존하는 다양한 새들 관찰
공기 정화하는 가로수 건강 상태 조사

 

“눈으로만 찾지 말고 소리에 집중해보세요.”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양재시민의숲. 아파트에 사는 새를 탐구하는 시민 모임인 ‘아파트탐조단’ 활동이 시작됐다. “귀를 귀울여보라”는 박임자 단장의 조언에, 탐조단 활동에 참여한 20대 청년들이 숨을 죽이고 나무를 올려다봤다. 새 소리가 들렸다. 박임자 단장이 날아가는 쇠딱따구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청년들은 손에 들고 있던 쌍안경을 눈에 가져다 댔다. 나무에 앉은 새의 모습을 포착한 이들은 경탄을, 새의 잔상만 본 이들은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양재시민의숲에서 ‘풀씨 아카데미’ 4기 수강생 28명의 현장 체험이 진행됐다. 풀씨 아카데미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공동 운영하는 환경 분야 청년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2018년 1기 선발을 시작으로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이날 4기 수강생들은 숲과나눔의 풀꽃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시민 모임인 ‘아파트탐조단’과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활동에 각각 참여했다.

탐조단 활동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새들이 놀라 날아갈까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뎠다. 수강생들을 연못으로 안내한 박임자 단장은 “이곳이 양재시민의숲에서 새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소”라며 “새들이 목을 축이거나 목욕을 하기 위해 수시로 물가를 찾아온다”고 했다. 30분 남짓 연못에 머무르는 동안 까치, 되새, 멧비둘기, 박새, 오목눈이, 참새 등 다양한 종의 새들이 다녀갔다. 수강생 이채연(20)씨는 “오목눈이라는 새를 알고는 있었지만 도심 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새와 공존하기 위한 활동의 하나인 ‘버드피딩(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에 대해 설명했다. “공원에는 연못처럼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아파트에는 새들이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요. 아파트 단지를 설계할 때 연못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아파트 난간에 물그릇이나 먹이통을 달아놓는 것만으로도 새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가로수 관리를 위해 정책 제안을 하는 시민 모임인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의 모니터링 활동도 이어졌다.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는 “가로수는 공기도 정화하고, 산소도 발생시키고, 여름엔 시원한 그늘도 제공해주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드물다”면서 “관심이 적다 보니 관리가 소홀해지고 나무들이 병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우 대표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주차장으로 수강생들을 이끌었다. 주차장에 심어진 플라타너스의 모양이 특이했다. 잘린 가지 위로 젓가락처럼 가는 나뭇가지들이 일자로 뻗어나와 있었다. 최 대표는 “주차된 차들 위로 나뭇잎이나 열매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가지치기를 과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양분을 생산하는 잎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지치기로 잘려나간 뒤에 급하게 가는 가지를 뻗어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가로수의 상태를 직접 조사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에서 활동 중인 수목 전문가 이홍우씨는 수강생들에게 ‘수목 조사 양식’을 나눠주며 “가로수를 조사할 땐 반드시 구청이나 공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어떤 나무종이 심겨 있는지 파악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줄자를 잡고 나무의 직경, 나무 그늘의 폭을 측정했다. 나무의 기울기, 병해충 여부, 잎의 상태, 토양의 상태, 나뭇가지 밀도 등도 조사했다. 이홍우씨는 “나무의 건강 상태나 정보를 주기적으로 조사해 기록으로 남기면 나무 관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고 병든 나무가 갑자기 쓰러지는 일도 방지할 수 있지만 지자체들은 이런 정보를 전혀 수집하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현장 체험에 참여한 풀씨 아카데미 수강생 김한나(24)씨는 “오늘 시민 모임 두 곳의 활동을 함께하면서 환경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면서 “항상 환경문제를 거대하고 막연한 것으로만 생각했었는데, 내 주변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환경문제에 집중해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첨부 : 조선일보(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12/07/MGNTSXMWCJEYVA53DJXSQAOAJ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