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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뱃] 시민과 함께하는 박쥐 초음파 조사 중간보고

2020-09-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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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뱃] 시민과 함께하는 박쥐 초음파 조사

○ 팀 구성원: 류흥진 (1인팀)

○ 팀 소개: 시민과학자(Citizen Scientist)와 함께 우리나라의 박쥐(Bat)를 조사하는 시티뱃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류흥진입니다. 지난 6월부터 시민과학자 스물여덟명, 총 아홉 팀과 함께 초음파를 이용하여 우리 주변의 박쥐의 활동과 서식지를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이화여자대학교의 긴팔원숭이 전문가인 이윤정 박사님, 난징 임업대학의 Amaël Borzée 박사님, 현재는 육아를 위해 현업에서 물러나 있는 장선아 연구원님, 최근에 서울로 자리를 옮기신 윤소연 연구원님, 박쥐 전문가인 교토대학교의 David A. Hill 박사님, 도쿄대학교의 Dai Fukui 박사님, 그리고 국립생태원의 김선숙 박사님이 힘을 써 주고 계십니다. 이 일곱 분의 지원과 시민과학자, 그리고 동아사이언스와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도움으로 오늘도 시티뱃 프로젝트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련하여 아래의 로고와 온라인 페이지들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발견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니 한번씩 찾아와 주시고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림 1 프로젝트 로고

프로젝트 소개 네이버 모두 페이지

https://citybat.modoo.at/

시민과학자들이 수집한 박쥐의 초음파 영상 모음

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Koreanbatsurvey

박쥐 수변 조사 지역과 발견된 박쥐 핫스팟을 표시하는 구글 지도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1zwQcvcNumfZd0lRvUiEa7Rs3Rbyxihds&usp=sharing

 

Ⅰ. 연구 프로젝트 소개

1. 프로젝트 요약

시티뱃은 시민과 함께, 박쥐의 활동을 초음파를 이용해 조사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입니다. 이전까지의 박쥐 조사는 포획과 종 동정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수련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이동형 초음파 검출 장비의 발달로 일반인도 쉽게 박쥐의 초음파를 녹음하고 조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적 진보와 시민 과학자들의 힘을 기반으로, 저는 우리나라의 21종의 박쥐를 조사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 연구목표

올해는 이 시민과학 박쥐 조사 프로젝트가 시작된 원년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조사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박쥐 초음파 조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올해의 프로젝트를 장기 프로젝트로 전환하여, 시민과학자와 함께 전국 단위의 박쥐 분포와 활동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우리나라의 생물 보전 정책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3. 연구방법

본 조사에서 시민과학자들은 초음파 검출 기기(Echo-meter)를 이용하여 박쥐의 초음파를 녹음하고 보고합니다. 저희의 조사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강이나 하천 변을 1km정도 이동하며 박쥐의 초음파를 녹음하는 수변 조사입니다. 조사자는 출발 지점에서 150걸음을(어른 걸음) 이동한 후 약 4분간 박쥐의 초음파를 녹음합니다. 이를 약 10번 반복하여 총 1km정도를 이동하며 박쥐의 초음파를 수집합니다. 두 명 이상의 시민과학자로 이뤄진 한 팀은, 7월부터 9월까지 총 2번의 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합니다. 다른 하나는 박쥐 핫스팟을 찾는 조사입니다. Echo-meter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전국의 박쥐의 소리를 자유롭게 녹음하고 종의 활동도와 다양성이 높은 박쥐 핫스팟을 찾아 보고하는 조사로 시기와 장소에 제한이 없습니다.

 

4. 기대효과

이 프로젝트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박쥐와 이들의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여 궁극적으로 박쥐의 보전에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의 중요한 박쥐의 취식지와 휴식처를 파악하고, 정책 결정에 쓰일 수 있는 시민과학 기반 장기 데이터를 마련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시민 스스로가 정책의 결정에 참여하고,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과 정량적 방법이라고 강조 드리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안전과 정량적 방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 시민과학자들이 안전의 중요성과, 결과보다 엄정한 방법을 따르는 방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시민 과학자가 정량적 방법으로 획득한 데이터가 정책 결정에 쓰이고, 더욱 성숙한 시민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Ⅱ. 경과보고

1. 연구 프로젝트 경과 (시기 별로 진행 경과 상세히 작성)

1) 시민과학자 대상 교육

  a) 6/13 기초강연 (Zoom을 이용한 온라인 화상 강연; 동아 사이언스 본사 스튜디오)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아쉽게도 시민과학자들과의 만남은 온라인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에서도 참여하시는 시민과학자들의 뜨거운 열정은 그대로 전달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초롱초롱한 눈으로 앞으로 함께할 박쥐 조사에 임하는 각오와 열정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그림 2 기초강연 슬라이드

  b) 6/27 양재천 현장 실습

처음으로 시민과학자들과 만나 양재천 현장 실습을 수행하였습니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그보다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신 시민과학자들 덕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진지한 눈빛으로 조사 프로토콜을 익히며 모두들 즐겁게 모의 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날 멋진 그림을 그려온 반짝반딧불이팀의 활약 덕에 박쥐의 날개가 우리의 손과 같은 기원을 갖는다는 설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실습에 도움을 주신 과학동아의 서경애 매니저님과 김경현, 이윤선 기자님과 더불어 참여한 시민과학자들에게 이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림 3 반짝반딧불이 팀이 그려온 박쥐의 날개 구조

  c) 7/4 서울 숲 현장 실습

서울로 올라오는 길, 오늘 실습에서 박쥐를 발견할 수 없으면 어떡하나 많은 걱정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시민과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우리 모두는 이날 서울 숲에서 박쥐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박쥐의 초음파를 처음으로 보고 듣는 순간, 고생하신 시민과학자들과 서경애 매니저님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저도 물론 정말 기뻤습니다.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박쥐는 집박쥐였습니다. 어디서 사는 친구이고,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가 있는 곳까지 날아왔을까요? 이런 의문은 풀지 못하였지만 도심의 숲이 박쥐를 품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어 뿌듯한 실습이었습니다. 이날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 준 집박쥐의 초음파는 다음의 유튜브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youtu.be/ruDtFv1Hzes

그림 4 서울 숲에 모인 시민과학자

그림 5 서울숲에서 발견한 집박쥐의 초음파

그림 6 HELERE4 팀의 로고(아래)와 저에게 만들어 주신 도장 (오른쪽 위)

 

2) 팀 연구회의

  a) 박쥐 초음파 분석 소프트웨어 활용 회의 (대구 8월 1일)

시민과학자들이 수집해온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장선아 연구원과 박소연 연구원을 만나, 초음파 분석 소프트웨어의 사용법과 연구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와 긴 장마의 영향으로 수집된 데이터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미래를 대비하여 장선아 연구원에게 도움을 구하였습니다. 장선아 연구원의 컴퓨터에 초음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인 Kaleidoscope를 설치하고, 사용법과 데이터를 보관하는 클라우드 접속법 등을 공유하였습니다. 코로나가 빨리 잠잠해져 모두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늘어나 모두가 바빠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림 7 프로젝트의 조력자인 윤소연 연구원(앞)과, 장선아 연구원(뒤)

  b) 초음파를 이용한 박쥐 종 동정 및 활동 개체수 파악 (Dai Fukui 박사님 8월 24일)

일본의 도쿄대학교의 후쿠이 박사님께, 이화여대 이윤정 박사님이 수집한 초음파가 졸망박쥐(Eptesicus serotinus)의 것이 맞는지 확인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도 역시 졸망박쥐라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또 녹음 파일에서 총 3마리의 박쥐가 비행을 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아래 그림에 표시된 것처럼, 이윤정 박사님이 녹음을 한 곳에서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3마리 이상의 개체가 함께 비행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8 초음파를 이용하여 비행하는 박쥐의 개체 수 추정

 

3) 팀 현장답사

현장 답사는 저와 시티뱃 프로젝트의 조력자들의 조사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근무하는 울산 과학기술원에서 박쥐 조사를 지난 6월부터 수행 중이나, 아직 한 번도 박쥐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박쥐가 없는 것이 아니고 제가 발견을 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언젠가 박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으며 앞으로도 조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저는 박쥐를 찾지 못하였지만, 지난 7월 5일 이화여대의 이윤정 박사님과 난징 임업대학의 아마엘 교수님이 강원도 영월에서 졸망박쥐(Eptesicus serotinus)의 초음파를 녹음해 왔습니다. 집박쥐 이외의 종을 관찰 한 것은 이 기록이 올해 최초의 기록이자 아직까지 마지막 기록입니다.

그림 9 카카오 로드뷰로 확인한 졸망박쥐 발견 장소

 

2. 연구 성과

1) 시민과학자 주요 역할

수변 조사는 총 아홉 팀이 조사를 해주었으나, 현재까지 천호대교 주변의 한강변 빼고는 박쥐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조사를 수행하는 하천들은 모두 도심의 하천들로 산책하는 이들을 위해 깨끗하게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가로등이 사각지대 없이 잘 설치되어 있어 박쥐가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산책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조금은 아쉬운 결과입니다.

수변 조사가 아닌, 핫스팟 조사는 희망적입니다. 딸랄랑구 팀이 지금까지 총 3곳(강원도, 경상북도, 서울)에서 집박쥐를 발견하여 보고하여 주었고, 아기호랑이 팀이 서울의 한강변 2곳에서 박쥐를 발견하여 보고 하여 주었습니다. 다른 팀도 열심히 조사에 참여하고 계시니 앞으로 박쥐의 핫스팟을 더욱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 숲에서의 발견과 합치면 지금까지 총 일곱 곳의 박쥐 서식지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링크에 있는 구글 지도에 가시면 지금까지 시민과학자들이 박쥐를 발견한 곳을 표기되어 있습니다.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1zwQcvcNumfZd0lRvUiEa7Rs3Rbyxihds&usp=sharing

그림 10 시민과학자들이 박쥐를 발견하여 보고한 곳.

 

2) 현재까지 성과 및 한계

시민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서울숲과 한강대교 천호대교, 올림픽 대교에서 박쥐의 취식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조사를 더 해봐야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서울 도심에는 박쥐가 그리 많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서울만의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울산과학기술원의 교정에도 박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은 사방이 산이고 인구도 적어 한적하지만 박쥐에게는 사막과도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올해초까지 머물던 나고야 근처의 이누야마라는 도시에서 올해 7월 찍은 아래의 사진(이누야마 시민 제보)을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합니다. 아래 사진을 확대해 보시면, 박쥐 수십 마리가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멋진 도시를 만든다는 이유로 다른 존재들은 살수가 없는 콘크리트 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림 11 이누야마의 강변의 박쥐. 하늘의 작은 점들이 모두 집박쥐입니다.

마지막으로 초음파 조사 장비를 3대 밖에 확보하지 못하여 한 팀이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한달에 열흘 정도에 불과한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장비를 구비하신 세 팀 덕에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초음파 탐지기는 사용과 반납을 지속해야 했습니다. 물론 동아사이언스 서경애 매니저님의 도움과 빛나는 시민 의식으로, 모든 팀이 사용과 반납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와 긴 장마로 조사를 나갈 수 있던 날이 제한된 상황에, 기기를 이용하는 기간도 짧아 많은 조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Ⅲ. 중간평가 및 보완사항

1. 중간평가

긴 장마와 코로나에도 시민과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서울의 집박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숲과 한강변에서 집박쥐를 발견한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발견이 향후 이들의 보전에 쓰이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이 외에도 핫스팟 조사를 통해 집박쥐와 졸망박쥐의 서식지를 확인 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데이터지만 향후 이 프로젝트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는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2. 보완사항

아직까지 시민과학자들이 발견한 박쥐는 집박쥐만으로 한정됩니다. 조사 지역이 서울과 대도시에 몰려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으나, 다른 박쥐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각 박쥐 종들의 생태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쥐의 생태 특성에 대한 이해없이 숲에 사는 박쥐들을 발견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탐지기를 손에 들었다고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또 들리지 않는 박쥐를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박쥐를 찾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는 10월 모두와 함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함께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시민 과학자들의 동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초음파 분석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과학자들이 초음파를 더 잘 이해하고, 조사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Ⅳ. 향후 계획

프로젝트 종료전까지 밑에 열거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올해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 더 큰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 박쥐 초음파 분석 소프트웨어 사용법 및 박쥐 생태 특성 강의 (온라인; 10월 중)
  2. 시민과학자들이 수집한 박쥐 초음파 분석으로 개체 수와 종 추정
  3. 박쥐 Hotspot 조사 및 수변 조사 (계속)
  4. 내년의 조사를 위하여 Wildlife Acoustics 사에서 지원하는 약 5천 달러 규모의 연구 지원 프로그램 제안서 작성 및 지원(내년 3월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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