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 활동게시판

[해보장] 귀농 청년들의 생태 자립기

5기
작성자
yuna1009
작성일
2020-10-17 14:20
조회
1142
  1. 해결하고자 하는 난제와 아이디어, 그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활동내용
기계화 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돈을 버는 법만 배울 뿐, 손으로 만들 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에 대안적인 삶을 모색하며 지리산으로 귀농한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저희는 각자 시골에서 잘 정착하여 자립하기 위해 저희의 삶을 살리고 약간의 자본도 얻게 해 줄 스몰 비즈니스를 구상해보았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각자 열심히 실험 및 구상을 해보았고, 제철요리, 비누, 연고, 립밤, 오븐 없는 베이킹 등 그동안 소비에만 익숙했던 것들을 직접 생산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생활 기술 및 제품들은 마을 내에서 워크샵 개최를 통해 나누고, 아마추어도 환영되는 ‘해보장’ 장터를 개최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이 생태적인 장터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2. 현재까지 활동경과 보고 (각 항목마다 한 사람이 담당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1) 제철요리

근처 텃밭에서 청방배추, 쥐꼬리무, 횡성밑갓, 담배상추 등의 여러 토종 채소들을 심어 기르고 있습니다. 가을은 채집이 풍요로운 시기라 은행, 산밤, 단감 등도 산에서 주워 왔어요! 토종 제철 채소들로 식탁을 차려보며 팝업식당을 위한 메뉴를 구상하는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전화 방식으로 요리하기 위해 산에서 뗄감을 구해 와 불을 피워 요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에서 만든 화학 장이 아니라, 전통 장을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지리산 내 음식문화운동가이신 고은정 선생님을 찾아가 요리 수업을 보조하고, 된장과 간장을 얻어왔습니다.



2) 비누 및 립밤

9월에 비누와 자운고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했습니다. 워크숍을 열기 전에 녹차, 녹두, 현미, 수수 4가지 종류의 비누 만들기를 연습해봤습니다. 약 한 달 동안 비누는 어떤 모양으로 할지, 크기는 무엇이 적당할지 실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운고는 온침과 냉침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실패 확률이 낮은 냉침 자운고를 선택했습니다. 13가지 약초가 잠길 정도로 올리브오일을 넣었고, 1~2달 정도 숙성시키는 중입니다.

장터에 자운고와 립밤을 판매하려면 많은 공병들이 필요했습니다. 해보장은 제로웨이스트, 친환경이라는 취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공병을 구매하기보다 재사용 공병이 없을까?’ 고민 중 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었고, 통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공병을 받아서 깨끗이 세척 후, 올리브오일에 티트리 오일과 밀랍을 넣어서 립밤을 만들어 봤습니다.



3) 화덕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화덕난로 만들기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에는 화덕전문가가 없기에, 실험적으로 한국 구들 방식에, 유럽 화덕을 조합하여 설계를 짰습니다. 마을 생협 매장에서 베이킹을 하고 있는 '빵아재'를 찾아가 직접 만든 화덕에 대한 설명을 자문하고, 건축협동조합 '산내들'의 대표로 있는 전통 구들 전문가를 모셔서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워크숍 홍보 단계입니다.

4) 비건 베이킹

한 달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오븐 없는 베이킹, 노오일(no oil) 베이킹, 쌀가루 베이킹 등 다양한 종류의 비건 베이킹에 도전하였습니다. 오븐 대신 밥통으로 스콘이나 파운드를 도전해보았는데, 밥통으로는 촉촉한 식감만 구현이 돼서 바삭한 스콘은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해보았을 때도 빵보다는 떡과 비슷한 식감이 나와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아요. 저는 최대한 간편한 재료와 설비로 만들 수 있는 빵을 찾고 싶었는데, 식빵을 통해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식빵에는 물론 우유나 버터, 바닐라 익스트랙, 이스트, 오일 등 많은 첨가물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재료의 가짓수가 적어야 재료 구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단순하고 깨끗한 음식이 건강에도 좋기에 물, 밀가루, 약간의 소금, 이스트만을 넣은 식빵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발효 과정은 여전히 어렵고, 반죽을 얼마나 잘 부풀리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만, 놀랍게도 간단한 재료들과 밥통이라는 도구로 식빵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3. 앞으로의 활동계획

1) 제철요리

<지리산 맛있는 부엌>에서 메주와 김장 담그기 요리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11월 말로 예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불 조리 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해, ‘불 워크샵’을 예약해두었지만, 인원이 다 차서 듣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해보장이 열리기까지 메뉴를 구상하더라도, 그 시기에 그 재료들을 여전히 잘 구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텃밭의 채소들이 자라는 속도가 더딥니다.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저장발효식품으로 가공하려 합니다. 앞으로 여러 메뉴들을 개발해보고,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 볼 계획입니다.

2) 비누 및 립밤

10월 말에 비누 만들기 워크숍, 11월 초에 자운고 워크숍을 진행하려고 하고, 곧 포스터를 만들어서 홍보할 예정입니다. 11월에 여는 장터에 판매할 자운고 및 비누도 꾸준히 만들 계획입니다.

3) 화덕

화덕난로의 장점은 화석연료와 전기 없이 난방과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나중에 페기를 한다하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현재는 자본의 속도 앞에서 사라져가는 전통방식의 건축법과 요리법을 실험해본다는 의미를 살려 모임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청년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자자(自自)창고'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창고 주변에는 토종밀인 '앉음뱅이 밀' 밭도 있어 푸드 마일리지가 붙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보는 실험도 이어나가볼 것 입니다.

4) 비건 베이킹

앞으로 저는 화학 이스트까지 대체할 수 있도록 천연 발효에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인간은 쉬운 발효를 위해 인위적인 효모를 만들어내었지만, 보다 자연스러운 것은 천연균의 발효라고 합니다. 천연 발효는 술, 빵 등 인류의 역사 속에 오랫동안 선물처럼 존재해왔고, 저는 건포도나 막걸리 등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발효 원종을 만들어 식빵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천연 발효는 균이 쉽게 죽기 때문에 성공하기 매우 까다롭다고들 하지만, 균을 잘 키운다면 빵의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하여 욕심이 생기네요! 유기농 토종 금강 밀, 지리산 청정수, 그리고 천연 발효로 완성된 식빵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고, 쓰레기 없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완전한 제로 웨이스트 비건 식빵을 꿈꾸고 있습니다. 실력을 다져 ‘간단하고 무해한 빵 만들기’ 워크샵도 열어보고 싶고, 장터에도 출마해 건강한 먹거리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습니다.